수하의 하루는 목욕으로 마무리됩니다. 보통 목욕시간에는 기분이 엄청 좋은 수하는 큰소리로 노래를 불러대곤 하는데 오늘은 반짝반짝 작은별입니다. 한참 반짝반짝 작은별을 열창하던 수하 "엄마, 별은 왜 있어?" '왜?' 공격의 시작입니다. 수하의 '왜?' 공격에 대한 나의 무기는 '하나님'입니다. "엄마, 고양이는 왜 꼬리가 있어?" "하나님이 고양이는 꼬리가 있어라. 하고 만드셨으니까 그렇지." 뭐, 대충 이런식입니다. 물론 내가 아는 한에서는 최선을 다해 대답해 주려고 노력은 하고, 정말 아이가 알아야 할 부분에는 정성껏 최대한 쉽게 설명을 하지만, 그 '왜?'공격이 절정에 이르러 점점 원론적인 차원에 이르를때에는 어쩔 수 없이 '하나님' 무기를 꺼내듭니다. 다행스럽게도 "하나님이 그렇게 만드셨지."라고 대답하면 "아~ 그렇구나." 라고 공격은 끝이납니다. 가끔 "왜 하나님이 그렇게 만드셨어?" 라고 꼬리를 잇기도 하지만, 그럴경우의 나의 대답은 "엄마는 하나님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 우리 같이 하나님께 물어보자." 입니다. 아무튼 오늘의 주제는 "별" 이었습니다. "엄마, 별은 왜 있어?" "하나님이 만드셨으니까 있지." "하나님이가 별을 왜 만드셨어?" 이런이런.. 31개월짜리 딸을 데리고 우주론을 한바탕 논해야 한단 말인가?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머리를 굴리던 나에게 순간 번뜩이는 생각. "하나님은 수하가 밤에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일까봐 별을 만드셨지. 달도 만들어 주시고. 그리고 낮에는 밝은데서 신나게 놀으라고 햇님도 만들어 주셨잖아. 고맙지?" "어! 고마워!" "맞아. 고마워.. 하나님은 참 친절하신 분이야. 하나님은 참 좋으신 분이야. 수하가 밤에 무서워하지 말라고 별하고 달도 만들어 주시고.. (내친김에 더 나가봐?) 그럼 우리 좋으신 하나님 찬양해볼까? 수하는 좋으신 하나님 찬양 알지?" "어!! 유치부에서 했어!" "그래 그러면 같이 부르자~ 좋으신 하나님 좋으신 하나님 참 좋으신 나의 하나님~" 그래서 오늘 목욕 노래는 반짝반짝 작은별에서 좋으신 하나님으로 끝났다는 이야기! 아이를 키우면서 그야말로 "지혜"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수하를 바라볼때마다,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하는 기도는.. "하나님, 이 특별한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도록 지혜를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