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생명의 삶"에서 묵상에세이 부분입니다. 마음에 와 닿는 글이라 올립니다.
우리는 흔히, “너하고 나하고 합쳐서 반반씩 나누면 참 좋겠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특히 몸매가 뚱뚱하거나 야윈 사람들이 이 말을 즐겨한다. 몸이 조금 뚱뚱한 나도 야윈 사람만 보면 농담으로 이런 말을 곧잘 하는데 속마음도 사실이다. 몸매뿐만 아니라 성격이나 삶의 자세도 좋은 사람과 합쳐서 반반씩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은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떠올리기 쉽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조금씩은 불만스럽고 부족한 부분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나도 가끔씩 ‘하나님은 왜 이런 나를 바꾸어주시지 않는 것일까?’라고 생각할 때가 있 다. ‘조금만 고쳐서 바꾸어주시면 주님의 사역을 더 멋지게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끼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참으로 쓸데없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예수님은 우리의 체질을 아 시고 머리카락까지 세실 정도로 우리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를 바꾸어서 더 훌륭하고 귀하게 사용되기를 원하지만 하나님은 보리떡 과 물고기같이 보잘것없는 우리라도 있는 그대로를 사용하신다. 보잘것없는 우리를 통해 온 백성을 풍족하게 하시겠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귀하고 아름답게 변하려는 데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자신을 온전히 하나님께 드리려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흑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랠프 벤치는 인종 차별 때문에 그의 피부 색깔이 바뀌도록 기도하지 않았다. 그는 오로지 어머니가 물려준 믿음, 소망, 사랑의 진리 안 에서 자신이 가진, 그러나 남들이 무시하는 검은 피부로 가장 명예로운 삶을 살았다. 바꾸려 하지 않고 드렸을 때.
- 가시지 않는 상처라면 / 김형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