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청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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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지금이 시간에도 주님은.....2024-10-15 07:47
작성자 Level 10

지금이 시간에도 주님은 일하십니다...
한 선교사님의 선교현장 편지입니다.....



캄보디아의 빈민 촌...
맨 처음 이 비참한 빈민촌에 도착해서 선교를 시작할 때는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캄보디아에 대한 자료나 사전 정보가 전혀 없이 왔었기에 더욱 더 힘들었습니다.
그저 말로만 듣고 신문이나 TV로만 봤던 그런 처참한 빈민 마을에 도착한 것입니다.
그것도 캄보디아란 국명보다는 킬링필드란 악명으로 더 유명한 캄보디아 빈민 마을
이 저의 선교지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너무도 가난한 자들의 마을...
피부병으로 온몸이 얼룩진 빈민 마을의 아이들...
맨밥에 간장을 그냥 찍어먹으면서도 흐뭇한 표정을 짓는 이들...
벌거벗은 아이들과 별수 없이 그냥 방치하는 부모들...
입을 것, 먹을 것, 마실 물조차 없이 죽어가도 병원조차 갈 수 없는 이들...
학교 갈 엄두도 못내는 아이들...
더러운 물구덩이에서 더러운 줄도 모르고 노는 아이들... .
나는 이들을 외면해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선교한다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면 "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셨겠느
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 하셨는데...
도저히 용서받아서는 안될 나까지도 용서해 주신 주님인데...
주님의 그 크신 사랑을 나는 알면서도 막상 실행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처럼, 바울처럼 살 수 있게 해 달라고 입술로는 찬양도 하고 기도도 했습니다.
주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고 이들을 사랑하기엔 나의 신앙은 너무도 어리고 준비되
어 있질 않았습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을, 더군다나 버려진 저 아이들을 사랑해야한다는 것이 그렇게도 어
려운 것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행함이 없는 나의 믿음과 해야만 한다는 사명감이 내 양심 안에서 서로 싸우는 것이었
습니다.
이 갈등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날마다 기도했습니다.
내가 먼저 변화되게 해 달라고...

주님, 저를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새롭게 하소서!
저를 변화시켜 주옵소서!

때로는 투정도 했습니다.
왜 저를 이런 지옥 같은 곳에 보내셨습니까?
준비도 되지 않은 나를, 변화도 되지 않은 나를 어떻게 하라고 보내셨습니까?
세상에 수많은 사역지가 있는데 왜 하필 이런 곳에 보내셨습니까?

고통스럽고 자신도 없어서 나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캄보디아의 빈민들을 대상으로 선교한다는 것은 점점 더 불가능하게만 느껴졌습니
다.
이들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내가 섬기고 보살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할 때마다 답답
해서 한숨만 나왔습니다.
고통의 시간들이 흘러갔습니다.
한달 두달 시간은 자꾸 흘러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어느 주일 학교 선생님의 간절한 편지였습니다.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너무 어려서 '옷'에다 똥을 싸고 콧물을
흘려 더럽고 힘들어서 더 이상 일 하기가 어렵다는 내용의 편지였습니다.

주님이 사랑 없는 내 모습을 마치 글로 써서 보내주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이 편지의 내용이 하늘에서 들리는 음성처럼 들려 왔습니다.
그리고는 사정없이 내 가슴을 내리쳤습니다.
나는 편지를 움켜쥔 체 통곡하며 울었습니다.
내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그치질 않고 흘러 내렸습니다.
주님!
나는 가증스런 죄인입니다.
나는 위선자입니다.
이러고도 나는 목사라고 했습니다.
나는 미처 준비가 되지 않은 종입니다.
내가 전혀 변화되지 않고 선교사로 나왔습니다.
용서하소서!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피흘리시는 주님의 모습이 나의 가슴에 새겨지는 것이었습니
다.
나는 밖으로 뛰어나가 그 더러운 빈민촌 아이들을 끌어안았습니다.

그 날 이후 빈민촌 아이들과 청년들이 정말로 사랑스럽고 예뻐 보였습니다.
손톱과 발톱을 잘라 주고, 이발을 해 주고, 목욕을 시켜주고, 옷을 나누어주고, 아픈
아이들과 동네 주민들을 치료 시켜 주고, 배고파하는 아이들에게는 날마다 과자와 먹
을 것을 나눠 주었습니다.
입고 있는 옷을 달라고 하면 벗어 주었습니다.
주민들이 달라고 하는 것은 가능한 모두 다 주었습니다.
내게 있는 것은 거의 모든 것을 다 주었습니다.

서서히 동네 사람들의 생각이 바꾸어지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내가 변화되자 저의 주위가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변화되자 사역에 활기가 생기면서 역사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이곳 정세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내전이 발생하고 총성이 임박해 오면서 치안상태는 더욱 나빠져 갔습니다,
시민들 대부분이 총기를 소지하고 있어 언제 사고가 일어날지 참으로 위험한 나날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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