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우리는 밥을 먹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엄마, 나가서 놀다 올게요." 집을 뛰쳐나와 우리는 골목길에서 동무 만나서 놀고, 때로는 싸워서 코피 흘리고 넘어 져서 무릎 정강이 깨지고, 때로는 예쁜 각시 만나 소꿉살림 차리고 인형애 낳고 사긂 파리 김치 먹고 질경이풀 밥 먹고. 그러다 해가 이슥할 무렵이면 어머니는 골목길에 나와서 이렇게 소리지르곤 하셨다. "얘들아, 밥 먹어라. 그만 놀고 들어오너라." 그러면 우리는 흙먼지 털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다. "내일 또 만나서 노올자." 기약 없는 작별 인사를 나누면서.
우리의 인생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의 삶은 소꿉장난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렇게 태어났었다. 하나님 잠깐 나가서 놀다 올게요. 그리하여 우리는 지상의 골목으로 잠시 놀러 나왔다. 이 곳에서 우리는 동무 만나서 놀고, 예쁜 각시 만나서 살림 차리고 애를 낳다가, 어떤 놈은 운이 좋아 질경이풀 좀 더 먹고 그래서 부자라고 거들먹거리다가, 어떤 녀석은 힘이 좀 있다고 나를 넘어뜨리고 코피 터뜨리다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먼저 집으로 들어가는 놈, 나중 들어가는 놈 따질 것 없이 밤이 되면 들어가야 한다. 하나님이 부르시니까. "얘들아, 그만 놀고 들어오너라..."
<최인호, 가족3 ; 보통가족 中>
젊은이의 예배때 박전도사님이 하신 말씀. 그리스도인의 삶. 잠깐 동안의 우리의 삶이 우리의 영원한 삶을 결정짓는다는 것. 그리스도 인으로서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지... 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다른사람에게 거치는 돌이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우연히 서점에 들어갔다가 구입하게 된 책입니다. 주일 전도사님의 설교를 기억하며 다시 한 번 은혜를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