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청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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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오마이뉴스 기사)2003년 1월11일 시청앞 기독교 집회에 대한2024-11-18 05:54
작성자 Level 10

1월 11일 오후 3시 시청 앞 광장에는 약 8만여명의 개신교 신자들이 모여 '나라와 민
족을 위한 평화기도회'를 열었다. 4주 전 10만여명이 모여 '한미SOFA 개정하라' '여
중생을 살려내라' 등의 피켓을 들고 '추모 촛불'의 거대한 물결을 만들었던 시청 앞 광
장에는 이날 '미군철수 반대한다' '미국은 우리의 혈맹이다' 등의 글귀가 적힌 피켓이
들어찼다.

김홍도 목사는 '주여, 미국 상하원과 부시대통령의 마음을 붙잡아 주소서. 미군이 철
수하지 않게 해주소서'라고 큰소리로 통성기도할 것을 강조했다.


기도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어린아이에서 80대 노인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한결 같
이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날 참가자들은 촛불이 아닌 '화해, 회개, 평화'라고 쓰여진 초록색 풍선을 들고 나
왔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있는 참가자들도 많았다. 상대적으로 40대 이상
의 중년 참가자가 많았지만 대학생, 중고생 참가자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두 여중생 추모 촛불 집회가 한 이름없는 네티즌의 제안으로 자발적으로 모인 것이라
면, 이날 시청앞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는 대형 교회의 명망있는 목사들이 주도한 것
이라는 점이 다르다.

무대차 앞에서 행사장을 관리하던 한 자원봉사자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자랑스럽
다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나도 그렇지만 참가자의 80%는 순복음교회 소속"이
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장에는 교회 구역을 나타내는 '종로 2' '용산 4' 등의 팻말이 눈
에 띄었다.

이날 기도회는 극동방송를 통해 생중계됐다. 사회자는 "순서지 이외의 유인물은 나눠
줘서도 받아서도 안 된다. 기도회 순서 이외의 행동은 해선 안된다. 생중계를 하니 협
조해달라"고 광고했다.

"반미 부추기는 무리 있어 회개합니다"
"미군철수는 위기상황, 살길 허락하소서"

이날 기도회는 민족회개, 경제성장, 주한미군 철수반대, 북한 핵 포기, 평화통일, 국
민 대화합, 한국교회 화합 등 7가지 주제로 이루어졌으며, 첫 기도를 이끈 사람은 최
해일 목사였다.

최 목사는 "6.25 동란 때 16개 UN군을 보내 침략군으로부터 이 땅을 지켜주신 하나님
께 감사드립니다"라는 말로 기도를 시작했다. 최 목사는 "우리 국민 중에도 안보의식
이 없어 사태의 심각성을 망각한 채 반미를 부추키는 무리가 일어나고 있다"며 "죄를
회개하는 새 운동을 일으켜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2003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어 단상에는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가 올랐다. 조 목사가 단상에 오르자 참가자들
은 일제히 "할렐루야" "아멘"을 외치고 깃발을 뒤흔들어댔다.

조 목사는 "북한이 폭탄과 원자탄으로 대한민국과 세계를 위협하고 있지만 우리는
6.25을 잊고 전쟁의 비참함과 고통을 잊고 있었다"며 "하나님께서 우리의 살길을 허락
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이어 지덕 목사는 "미군들이 한국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한다"며 현 상황을 "IMF 시련
을 벗어나기도 전에 봉착한 위기"라고 규정했다.

지 목사는 "외국 바이어가 한국을 불안하게 생각한다. 노사분규가 기업의 신뢰를 떨어
뜨려 미국에서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찾기 어렵다"며 "겨우 국민 소득이 1만달러인
데 이대로 가면 1000달러, 100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 김홍도 목사(대회 지도위원).

김홍도 목사는 주한미군 철수반대를 위해 기도했다. 김 목사는 "동란 당시 공산당이
부산까지 쳐들어왔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적화통일이 되지 않았다"며 "UN군과 미군
을 보내주시고 미군을 주둔시켜 공산화를 막아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하나님을 배척하고 기독교를 박해하는 김정일 정권이 무너지고 통일이
될 수 있도록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라고 말하면서 단상을 내려왔다.

최병곤 목사는 "이 땅을 핵으로부터 구원해 달라"며 "자기 힘으로 세계를 움직이고 제
패하려는 김정일 지도자의 마음에 평화를 바라는 심령을 심어주옵소서"라고 기도했
다.

국민대통합을 위해 기도한다는 이만신 목사는 "동독과 서독이 아버지의 방법으로 하
나가 되었듯 우리도 그렇게 하나가 되어 7000만 (남북한) 동포들이 여호와를 섬길 수
있도록 하소서"라고 간절히 외쳤다. 이 목사는 "이승만 대통령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
고 죽는다'고 했는데 오늘 이 시간 우리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쨌든 교회 결정이니 순종하겠다"
"미국이 우리 많이 도왔으니 혈맹이다"

기도회를 마친 신자들은 1만여개의 초록색 풍선을 하늘로 띄워보냈다. 이날 기도회
분위기는 상당히 뜨거웠다. 목사의 기도나 발언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의 문장마
다 "아멘"으로 대답했고 하늘을 향해 손을 높게 든 채로 울면서 기도하는 신자들이 대
부분이었다.

이날 단상에 오른 목사들의 기도 내용의 주요 골자는 "촛불시위에서 내세우는 '반
미'와 '주한미군 철수' 주장"에 대한 반박이었다. 일부 보수언론들이 최근 앞다투어 내
놓았던 촛불시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비슷한 주장이다.

하지만 실제 '촛불시위'에서 내건 구호는 '반미' 또는 '주한미군 철수'가 아니라 "불평
등한 소파 개정" 요구였다. 따라서 촛불시위를 무리하게 반미시위로 규정한 이날 목사
들의 발언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살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날 기도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교회와 똑같은 입장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한 네티즌(앙마)의 제안으로 시작된 두 여중생 추모 촛불시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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