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 당일! 우리는 역사적인 순간인 대구.......로 사정상 가지는 못하고.;; 흠흠! 여의나루, 한강시민공원으로 마음을 굳게 다지며 떠났다. 교회에서 만나 다 함께 같이 간 다른 이들과는 달리, 나는 뒤늦게 전화를 받고 혼자 간 케이스였기에 가는 도 중의 쓸쓸함은 이루어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달래주는 것은, 내가 아끼는 CDp뿐이었다. 자, 전철을 타고...긴 시간 끝에 드디어 나는 여의나루역에 도착했다. 본래 길치인 터 라, 전화를 해서 장소를 물어보고 가려던 나는, 곧, 소영자매(-_-^) 에게 전화를 한 뒤, 같이 가려는 생각으로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 밖에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던 터라, 혼자 가기가 더욱 두려운 나였다.(사실은 이것이 기다리려던 본 목적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한 참을 기다려도 도착했다는 전화는 오지 않았다. 후에 전화 를 해본 나는....배신을 당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을 수가 있었다. 이럴 수가! 도착은 벌써 옛날에 했대고, 지금은 다른 일행들을 찾아서 혼자 가고 있는 중이라고 하질 않는가! 나는 배신감에 치를 떨며 무던히 쏟아지는 비를 맞고 터벅터벅 길을 걸 었다. 자. 드디어 그곳에 도착했다. 붉은 옷을 입으며, 대~~한 민국! 을 외치고 있는 이들이 개 때로 몰려있었다. 나의 몸을 무겁게 하는 비를 맞으며 나는 이은정 자매에게 전화를 걸었다, 물론 그들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헌데....이은정 자매. 그녀는 단 한 마디만을 남겨 놓고 잔인하게 핸드폰을 닫아 버렸 다. 파란색 풍선이 있는 곳을 찾아 봐. ........... 당시 시야를 가릴 정도의 비와 더불어 하늘에는 다양한 색상들의 우산들과 풍선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헌데 그녀는 파란색 풍선을 찾아오라는 엄청나게 무책임한 단 한마디만을 남겨 놓고, 나를 괴롭힌 것이다. 나는 계속 찾았다. 무대위를 올라가서도 찾아보고...이리저리 사람들의 물결을 해치면서도 찾아보고.. 그러나 결국 찾을 수가 없었다. 실망하며, 영화속, 비련의 주인공 처럼 가만히 비를 맞고 있는 나에게 걸려온 이은정 자매의 목소리.
"그냥 기다렸다가 사람들 앉으면 그 때 다시 찾아와봐."
"........"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 것인가.
"하...하....하............;;"
나의 입가에 허탈한 웃음소리가 걸렸다. 이럴수가...저 광란에 빠진 붉은 개 때들이, 도대체 언제 조용히 앉을 줄 알고 그런 무책., 무감. 무식.;; 한 발언을 그녀는 하는 것인가. 온 몸에 힘이 쭉 빠졌다. 그래. 포기하자. 이렇게 생각하며 일단 비라도 피하자는 마음에 나는 천천히 처마밑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칠 줄 모르고 무섭게 쏟아져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나는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한 참을 있었다. 여전히 붉은 개 때들은 펄쩍 펄쩍 뛰며 미친 듯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정말...무슨 피의 바다를 보는 것 같았다.(그 때는 높은 언덕쪽에서 내려다 보고 있었 다.) 저 무서운 인간들.... 하지만 나도 곧 저런 무참히 망가진 광란의 모습이 되겠지? 그래 그래. 이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이자.. 흑흑...ㅠ ㅠ 이렇게 궁상을 떨며 나 자신을 위로하고 있자니, 금방 시간이 흐른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던 전화가 왔다. 그러나 그것은 권준희 자매...아니, 형제에게서 온 것이었다. 나는 그를 마중 나갔고, 우리 둘은 쉽게 만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한강시민공원으로 찾아와, 다시 한번 일행 찾아 삼만리를 하게 되었다. 역시, 하나 보다는 둘이 좋다고, 우리는 곧 일행들을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자, 이제 파티는 짜여졌다. 현호 형제과, 이은정 자매. 소영이 자매와 윤태 형제와 지아 자매와 나. 그리고 나중 에 온, 윤태 형제의 학교 친구 2~3명 정도. 이것이 바로 지상 최강이자, 지상 최악이 기도 한 우리 뚝섬군단의 최강의 파티였다. 그들은 우리를 보며 반갑다는 듯 한 마디를 던졌다.
"야! 신발하고 양말 벗어!" -_-;;
그렇다, 그들은 맨 발로 비를 홀딱 맞으며 거의 반쯤 미쳐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특히 나는 그 동안의 고생과 비참함이 눈 앞을 스쳐지나감에 따라, 무척이나 분개해하며, 이제 우리는 안 중에도 없다는 듯, 펄쩍 펄쩍 뛰는 그들을 향해, 크게 외쳤다.
"응! 알았어!" -_-;;
뭐, 어쩌겠는가.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따라야지. 흙탕물로 가득한 땅바닥에서 살아남을려면, 우리는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허물을 탈피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곧 가방과 신발, 양발을 벗어놓고, 파티에 합류하여 같이 미쳐가게 되었다.
자, 경기 시작이다.
경기 도중 내내. 끊이지 않고 내려오는 비를 맞느라, 나는 춥고 배고프고...그리고.. 서러웠다. 이것은, 한창 미치다가 처음 한 골을 먹고 뒤늦게야 나의 정체성을 되찾은 뒤에야 느낄 수 있었던 감정과 생각이다.
나는 애써 자신을 자제해 가며 침착히 경기를 관람 하기로 했다. 그러나...그것은 후반에 터져나온 골과. 그 다음 이어진 대표팀들의 세레모니를 보고 난 후에야.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미쳐 날 뛰었고, 열심히 대한 민국을 부르 짖으며 함성을 질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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